[스포일러 그자체] DC vs 마블

배트맨과 슈퍼맨도 봤겠다,
웹상에서 그에 관련된 글들을 부담없이 봤습니다. 
다들 비슷한 것들을 생각하셨더군요.

그러다 조금 특이하다 싶은 의견을 보았습니다.
이번 던옵저는 지나치게 마블의 어벤져스를 의식했다 라는 의견입니다.

음? 조금 시점을 바꿔 생각해봤습니다.
DC시네마틱유니버스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안티테제라고 한다면
생각보다 뭔가 잘 맞아떨어집니다.
이명박정부 들어 노무현정부랑 반대로 갔던것 처럼
DC의 영화는 마블의 영화랑 반대로 간다?
그럴듯해 보입니다. 하나하나 되짚어 볼까요?



1. 영화들의 관계
 
마블은 다들 아시다시피 히어로 각각의 영화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 어벤져스라는 올스타무비로 묶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일부 히어로의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
주역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는 대부분 이런 구조지요.
덕분에 자칫 산만하기 쉬운 어벤져스에서
히어로 개개인에 대한 서사를 풀 시간을 줄이고, 
좀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C는 반대입니다.
맨오브스틸 딱 하나만 먼저 개봉하고 바로 던옵저가 시작되었네요.
덕분에 히어로 개개인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반대로 히어로 각자의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끌어올려주네요.
해외에선 나름 던옵저가 반응이 좋다니, 
히어로 각자에 대한 초대형 홍보영화라는 역할은 잘 수행했을지도요.



2. 영화들의 흐름

마블의 영화는 히어로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어벤져스를 보면, 제각각의 히어로들이 로키의 침공에 맞서
어벤져스를 결성해 하나로 힘을 모으죠.
그 후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통해 허이로 내부의 문제가 불거지고,
앞으로 나올 시빌워에서 한바탕 분열해 히어로끼리의 싸움이 예정되어 있죠.

하지만 DC는 반대로 진행합니다.
일단 시작부터 슈퍼맨과 배트맨이라는 양대 산맥이 한판 거하게 붙습니다.
원더우먼이 투입되고 둠스데이를 막아야 하니 일단 봉합하고
어차피 부활할게 뻔해 보이지만 슈퍼맨의 사망으로 배트맨이
다른 히어로나 메타휴먼을 하나로 모을거라는 식으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거기에 다크사이드라는 초월적인 적을 예정시켜
히어로들의 힘을 단단하게 결집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3. 히어로의 캐릭터

마블의 히어로들은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캡틴은 육체적 능력은 떨어지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캡틴"입니다.
그런 캡틴 아메리카인지라 마냥 정의덕후에 미국 킹왕짱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속한 쉴드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앞장서서 바로잡으려 하며
동료인 아이언맨과도 대립합니다.
또한, 모두의 캡틴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현대 시대와의 괴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면은 마블의 히어로 대부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고급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아이언맨.
육체적 능력은 최강이지만 그를 통제할 수 없는 헐크 등
각자의 영화가 먼저 제작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DC는 여기서도 반대였습니다.
현재 히어로들 중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를 꼽으라면 전 배트맨을 꼽을 것입니다.
다양한 재해석, 다크나이트 등으로 정말 성공적인 캐릭터입니다만
던옵저에선 이 배트맨 마저도 평범하게 그려집니다.
그냥 슈퍼맨에게 적의를 불태우는 평범한 히어로로 그려지지요.

슈퍼맨 조차도 맨오브스틸에서 보여준 고민하는 모습따윈 보여주지 않고
그냥 힘으로 때려눕히는 졸라짱쎈 깡패같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히어로들이 평범해 지는데 결정적인 모습만을 보여줬습니다.



4. 영화의 분위기

마블의 영화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밝습니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개그요소들도 상당히 많이 삽입하며,
화면의 색 구성 자체도 밝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던옵저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특징일수도 있습니다만
화면의 색도 어두운 톤이었고, 개그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스토리도 전반적으로 어둡게 진행되죠.



5. 히어로 이외의 사람들

마블 영화에서는 주역 히어로 외에도 많은 주변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인물들에게도 나름 비중을 주며, 영화에 계속 등장시키기도 하죠.
또, 그런 인물들에게도 나름 충실한 설정을 줍니다.
필 콜슨, 재스퍼 시트웰, 마리아 힐, 셀빅 박사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죠.

하지만 던옵저에서는 히어로와 그의 바로 옆사람을 제외하면 비중이 0에 수렴합니다.
오히려 원작에선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도 아무런 설명이 없으며
그냥 엑스트라처럼 쓸려나갑니다.
영화 초반에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한 지미 올슨,
뭔가 있을것 처럼 나오다가 폭탄에 그냥 날아간 머시 그레이브스 등,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그냥 날려버리는군요.

조연급 캐릭터 외에 일반인을 대하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블의 영화에선 일반인을 지키는 것이 영화의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하지만 던옵저에서는 영화 초반엔 배트맨과 슈퍼맨이 대립하게 되는 원인으로 잘 써먹더니
후반엔 그냥 쓸려나가네요.
히어로들에게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마블과의 뚜렷한 차이점으로 보입니다.



6. 보너스

마블의 영화들은 보너스적인 요소들을 많이 투입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 끝의 쿠키영상들이 있죠.
이 쿠키영상들을 통해 다른 마블의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연결고리를 만듭니다.
또한 중간중간 등장하시는 스탠 리의 까메오라거나
은근슬쩍 깔아두는 퍼니셔 떡밥 등 팬들을 위한 즐길거리를 많이 제공합니다.
아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또다른 재미랄까요? 

하지만 던옵저에서는 그런 요소가 거의 없었습니다.
쿠키도 없고, 팬이라면 알아볼지도 모르는 조연들을
아무런 설명없이 그냥 죽여버림으로써 오히려 그런 외적 요소를 일소했다는 느낌입니다.
원더우먼 역시 등장이 좀 아쉬웠습니다.
원더우먼의 등장은 던옵저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이미 예고편에서 다 보여줬기에, 올 것이 왔다는 정도였습니다.
만약 예고편에서 원더우먼을 꽁꽁 숨겨두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여인이 캣우먼이나 다른 캐릭터처럼 보이게 떡밥을 뿌리다가
"다이애나 프린스"라는 이름의 노출로 못을 박고
영화에서처럼 "똷!!!!!!!" 등장했더라면 DC의 팬들은 그 장면에서 환호를 지르지 않았을까요?
만다린이라는 걸출한 캐릭터로 반전을 만든 아이언맨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장면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이처럼 던옵저는 많은 면에서 마블 영화의 안티테제적인 성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마블 영화와의 차별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그런건지
단순히 감독의 스타일이 마블 스타일과는 정반대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블과 정반대로 만들었다. 라고 생각하면
던옵저의 많은 아쉬운점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것이 성공적이었냐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요.

개인적으로 DC의 히어로물도 참 좋아하는 편인지라
던옵저의 악평은 참 아쉽습니다.

DC도, 마블도, 계속 멋진 영화를 만들어 팬들을 계속해서 즐겁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설마 던옵저 때문에 DC발 히어로 영화 계획들이 무산되지는 않겠죠? 


덧글

  • 풍신 2016/03/28 12:25 # 답글

    전 그런 대조적인 것을 마블은 대중적이고 가벼운 관객 프렌들리함을 갖고 있는데, DC는 독불장군에 진지빨고 관객들과 발맞춰 나가길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블의 경우 영화 캐릭터들을 만들 때 대중적으로 만들기 위해 코믹에서의 캐릭터의 막장성을 잘라내는 작업에서 시작하는데, DC는 굳이 대중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배신하고, 기존의 대중의 이미지와는 다른 처음 보면 불편한 이질적인 슈퍼맨이나 배트맨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다른 이미지의 배트맨이 있는 코믹을 모티브로 사고 있는 것 같아요.
  • 흙바람 2016/03/28 14:13 #

    기본적으로 마블과 DC가 히어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였던 걸까요?
  • rumic71 2016/03/28 20:37 #

    그게 다 놀란 때문입니다.
  • ㄴㅇㅅ 2016/03/28 19:25 # 삭제 답글

    디씨영화의 최대 패착은 이거죠.
    있어보이는척 하는거.
  • 흙바람 2016/03/30 11:42 #

    탄탄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보이게 하면 다들 칭송할텐데,
    이번엔 배경이 너무 없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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